(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박항서 감독님의 업적을 따라갈 생각이 없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동시에 이끄는 김상식 감독이 5일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과의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 ‘만다리컵’에서 1-0으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베트남에 대회 세 번째 우승이자 ‘3연패’라는 대업을 만들어냈다. 지난 2022년, 2023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전임 감독의 뒤를 이어 3연패를 완성하면서 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여름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1년 만에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동남아 축구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12월 AFF 미쓰비시전기컵 우승으로 박항서 전 감독에 이어 ‘김상식 매직’을 베트남에 선사했다.
더불어 김 감독은 U-23 대회까지 우승하면서 박 감독도 달성하지 못했던 성인 대표팀-연령별 대표팀 아세안 대회 동시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해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날 이정수 수석코치, 이운재 골키퍼 코치, 윤동원 코치와 함께 화상 기자회견을 가진 김 감독은 베트남에서 먼저 길을 닦아 놓은 박항서 전 감독을 존중한다고 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과 U-23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박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미쓰비시전기컵 전신) 우승으로 베트남에 10년 만에 동남아 패권을 안겼다.
이후에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AE 아시안컵 8강,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을 이끌며 베트남 축구사를 바꿔놨다.
김 감독은 “박 감독님의 성과는 말할 것 없이 대단한 성과다. 베트남 국민들 앞에 정말 축구사를 바꿨다. 따라갈 생각도 없고 박 감독님의 업적에 누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지도자로 내가 두 번째 (베트남에) 부임했다. 베트남에서 한국 지도자가 그만큼 능력 있는 의미다. 박 감독의 업적을 따라갈 생각 없다. 한국에서도 여러분들이 축하의 말씀 보내주셨는데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감독의 화상 기자회견 일문일답.
-소감은.
▲동남아 1등 감독 김상식이다. 아세안 U-23 챔피언십 3연패를 일궈 기쁘다.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를 축하한다. 베트남 축구 팬 국민들이 기대와 사랑해 주신 덕분에 동남아시아에서 3연패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승은 어떻게 보면 해도 해도 기분 좋은 게 우승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베트남 국민들, 협회가 기대와 관심이 더 커져서 앞으로 이겨내고 발전할지 고민이 되는 우승이다. 앞으로도 관심 부탁드린다.
-A대표팀 U-23 대표팀 운영 방식의 차이는 무엇인가.
▲A대표팀은 기존 선수와 새 선수 발굴하며 팀을 조화시키고 기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 시켜서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스타 플레이어인 선수도 있고 노장 선수, 기존에 우승 경험한 선수들도 많은데 팀을 위해 헌신하고 뛸 수 있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동기부여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U-23 대표팀은 처음 맡아본다.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지만,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을 한 팀으로 발전시키고 재능을 경기장에서 좋은 전술,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생활면에서 고민했다.
U-23 대표팀을 하면서 나도 배웠고, 이들이 앞으로 배우면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어갈 인재여서 좋은 경험이었다. U-23 대표팀과 성인 대표님을 동남아에서 어떻게 우승할지, 한 단계 성장할지 많은 고민이 되었던 것 같다.
-동남아 무대 도전하는 한국 지도자 위한 조언 하자면.
▲K리그 감독님들과 유능한 한국 지도자분들이 있다. 나도 이곳에서 노력하고 있다. 물론 성적은 감독 역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팀을 맡고 어떤 대회를 참가하느냐, 여러 부분이 있다.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한국 문화, 베트남 문화 정서적으로 비슷하다. 한국의 정 문화가 베트남에도 있어 선수들과 정을 나누고 마음을 열고 소통하며 문제점, 발전을 위한 미션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면 될 것 같다.
한국 감독님들 유능하시다. 유튜브나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지만 유능하신 분들이 많다. 동남아에서 진출하셔도 충분히 잘 해내실 것이다. 소통을 잘하셔서 어느 나라 가셔도 잘 해내실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성공한 것을 넘어선 것 같은데.
▲박 감독님의 성과는 말할 것 없이 대단한 성과다. 베트남 국민들께 정말 축구사를 바꿨다. 따라갈 생각도 없고 박 감독님의 업적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한국 지도자로 내가 두 번째 부임했다. 베트남에서 한국 지도자가 그만큼 능력 있는 의미다. 박 감독의 업적 따라갈 생각 없다. 한국에서도 축하의 말씀 보내주셨는데 감사드린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강조하는 점은.
▲나는 철저한 계산 속에 우리 팀의 상황, 선수들의 기량, 상대의 전술과 상황 및 훈련, 물먹고 밥 먹는 시간도 모두 계산해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상태로 준비한다. 어떤 심리인지도 계산해 훈련 시키고 대회를 나가고 한 경기 한 경기 준비한다.
그런 면에서 동남아 선수들과 잘 맞아들어간다. 물론 다른 감독님들도 다 그렇게 하시겠지만, 내 나름대로 동남아 선수들에게 어떻게 내 전술과 색을 입힐 것인지 고민한다.
-U-23 챔피언십 결승전 막판 상대 감독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큰 의미는 없었다. 심판이 저희 벤치에 경고를 주기 위해 뛰어왔다. 인도네시아 인사법을 했다. 어쩌다보니 세번을 했다. 우리에게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웠던 행동이었다. 심판한테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른 의미를 둔 인사는 아니었다.
-1년 동안 베트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우승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해 초 미쓰비시전기컵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현대컵으로 바뀌었다. 이 자리를 빌어 정의선 회장님과 현대자동차 관계자분들께 미쓰비시전기컵이 현대컵이 돼 한국 기업의 스폰서가 후원하는 것을 감사드린다. 저희한테 자부심이 큰 것 같다. 현대컵 우승을 한 번 더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승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고 이번 대회 동남아 축구에서 3연패 하는게 쉽지 않다.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23 대회 3연패 이뤘다는 게 굉장한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 기억에 남지만 우승과 선수들과 만나는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베트남 국가 외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선수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여러가지가 있다. 생활 안에서 다가가려고 한다. 치료실 가서 농담도 같이 하고 박 감독님처럼 따라하기도 한다. 다가가서 장난 치고 한국 인삼을 좋아해서 선수들에게 공수해서 주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주려고 한다. 친밀감을 높이려고 다가간다. 이런 점이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친해지지 않았나 싶다. 특별히 하는게 아니라 내가 그런 스타일이어서 그런 교감을 선수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베트남에서의 다음 목표는.
▲베트남이 축구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다. 그런 베트남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다.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밖에 나가면 팬들이 잘해주려고 한다. 선물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고 직원분들도 감사하다고 한다. 대표팀을 통해 베트남이 하나로 뭉치고 용기를 얻는다고 해서말 한마디가 감동이고 감사하다.
단기간에 두 번의 우승을 통해 기대치가 올라갔는데 9월에 있을 23세 아시안컵 예선, 10월 11월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을 내야 해 부담이 크다. 그런 부담감은 감독으로서 당연히 잘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ㅍ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신태용 감독이 먼저 떠나 아쉬운 것은 없는가.
▲인도네시아에서 찾아뵙게도 하고 조언도 구했다. 신 감독님께서 계셨다면 인도네시아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빨리 가셔서 나에게는 다행이다. 한국에서 성공하시길 바란다. 좋은 소식이 들리던데 응원하겠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한국에 비 소식과 폭염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 국민들 고생 많으시고 건강 유의하시길 바란다. 베트남도 상당히 덥다. 저희도 잘 지내서 베트남 축구발전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에 한국 가서 인사드릴 기회가 있길 바라고 무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만들겠다.
사진=엑스포뉴스DB, 연합뉴스, 베트남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