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구멍 난 세계의 비애를 향한 시선

[책세상] 구멍 난 세계의 비애를 향한 시선

[한라일보]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상규 시인의 첫 시집 ‘존 그리어 보육원의 불량소년들’이 시인동네 시인선 253으로 출간됐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고통의 바닥까지 내려가 어느 순간 그것과 한 몸이 된 무녀처럼, 비대칭으로 구멍 난 세계의 비애를 응시한다. 보육원, 사생아, 불량소년, 오발탄, 소년원, 고아 등으로 상징되는 71편의 시는 개인과 세계, 일상과 역사에 드리운 불균형의 흔적들을 드러낸다.

특히 제4부의 ‘제주 바다’에서는 4·3항쟁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도, ‘제주’라는 이름과 ‘비명’, ‘상처’, 죽이고 베고 절뚝이며 도망치는 행위를 지시하는 여러 동사를 통해 역사적 상처와 비극을 암시한다.

폭력의 일상이 지배하는 소서사와 증오와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와 문화라는 거대서사를 표현하는 시인의 언어는 마치 촉이 여러 개 달린 화살처럼 세계의 아픔을 다각도로 겨눈다. 시인동네. 1만2000원. 김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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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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