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던 손흥민의 거취가 또다시 안갯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발언으로 토트넘과의 재계약 협상설이 불거졌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의 이적 시도가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손흥민을 둘러싼 이적전은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8월 1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이적시장에서 이달 내로 깜짝 이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MLS 구단인 LA 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8월 안으로 계약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풋볼인사이더’는 지난해 봄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현 계약서 1년 옵션 연장 발동할 거란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등 토트넘과 손흥민 뉴스에 정통성을 갖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31일엔 팀토크가 ‘토트넘이 손흥민과 1년 재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며 잔류 가능성이 부상했지만,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이적 가능성이 다시 고조된 것이다.
이번 보도에서도 토트넘이 계약 만료까지 1년 남은 손흥민에게 1년 연장 제안할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이는 장기계약은 아니며, 손흥민 입장에서 구단의 장기적 신뢰를 느끼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이유로 이적 가능성이 더 높게 부각됐다.
더욱이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397억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4000만 유로(약 636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손흥민의 몸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매각에 열려 있는 것을 방증한다.
매체는 “이적 여부는 손흥민과 그의 에이전트에게 달려 있다”면서 “토트넘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에버턴과 애스턴 빌라 등 다수의 잉글랜드 클럽에서 CEO직을 맡았던 축구 행정 전문가 키스 위니스는 ‘풋볼 인사이더 팟캐스트’에서 “손흥민의 미국행은 거의 성사 단계에 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이 마지막에 결정타를 날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 구단들이 여전히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싶어 하며, 손흥민은 그들에게 최적의 선수”라며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토트넘은 사우디 이적을 선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선택권을 줄 가능성이 크며,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사우디 제안을 거절하고 MLS로의 이적을 선호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현재로선 LAFC행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프리미어리그 전문 매체 ‘EPL 인덱스’ 역시 “LA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으며, 토트넘과 뉴캐슬의 프리시즌 친선전(8월 3일 서울) 이후 이적 발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LAFC는 이미 선수 에이전시 측과 계약 조건에 대해 상당 부분 협의를 마쳤으며, 구단의 마케팅 전략 역시 손흥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LAFC는 ‘손흥민은 경기력은 물론,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적인 존재’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454경기에서 173골을 기록하며 구단의 레전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11골 1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기여했고,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첫 UEFA 클럽대항전 우승이자 커리어 최고 성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출전 수는 38경기 중 24경기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의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토트넘 전문 매체 ‘더 보이 홋스퍼’는 1일 기사에서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는 아니다”라며 “지금이야말로 토트넘이 새로운 세대로 전환할 적기”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 6월 종료되며, 이번 여름이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년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토트넘은 2026년 여름, 아무런 보상 없이 손흥민을 떠나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구단은 이적료 확보와 전력 보강 사이에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이미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했지만, 손흥민이 떠난다면 추가적인 공격 자원 보강이 필수적이다. LAFC는 손흥민 영입에 2500만 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는 토트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제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흥민이 MLS행을 택할 경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의 맞대결보다는 미국 내 마케팅과 상징성 측면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프리미어리그 11번째 시즌을 치르게 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또 한 번 도약을 노릴 수 있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통해 클럽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제는 미래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손흥민의 거취는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손흥민의 이번 선택은 그의 커리어 마지막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