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4대 금융그룹이 회수를 포기한 대출채권이 올 상반기 기준 2조 7000억원대로 1년새 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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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말 추정손실 채권은 총 2조 7494억원으로 1년 전(2조 1981억원)에 비해 25.1% 증가했다. 지난해 말(2조 2065억원)과 비교해서는 24.6% 늘어난 수치다.
대출 채권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된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 채권은 ‘고정’으로 분류된다.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이른바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들이 채권을 회수하기 어려운 부실채권(NPL)으로 구분한다.
추정손실은 채무 상환능력의 심각한 악화로 손실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채권이다. 12개월 이상 연체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거나 최종부도, 청산·파산, 폐업 등의 이유로 채권 회수에 심각한 위험이 있는 거래처에 대해 각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 회수가 예상되는 금액의 초과분이다.
사실상 금융사들이 돌려받기 어려운 대출 자산이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추정손실 규모가 올 상반기 5567억원으로 14.4% 늘었다. 신한금융은 1조 3327억원으로 지난 2014년 3분기말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하나금융은 4329억원, 우리금융은 727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36.1%, 36.7%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지난 5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5%로 전월대비 0.12%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6년 5월(0.95%) 이후 9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장 우량한 자산만 취급하는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0.5%로 1년 전에 비해 0.11%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