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연명을 위해 이용하면서 가자지구에서 트럼프를 바보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 식량 배급을 받으려다 사망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에서 군간부 10명과 핵과학자 16명을 집과 사무실에서 암살했다.
텔아비브에서 약 1900km 떨어진 이란의 특정 목표물을 파괴하는 능력을 가진 이스라엘이 왜 굶주린 가자 주민들에게는 식량 상자를 안전하게 전달하지 못할까.
◆ 가자의 기아, 식량 구하는 사람들의 희생 우연일까?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극우 집권 연합의 주요 인물들, 예를 들어 국가안보부 이타 마르 벤 그비르 장관은 가자 주민을 굶겨 죽이는 정책을 공공연히 추진했다.
어쩌다 홀로코스트에서 유래한 유대 민주주의 국가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기아 정책을 펼치게 되었나.
이번 전쟁은 이전의 중동 전쟁과 다르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이고, 가장 광신적이고 도덕성이 없는 정부와 팔레스타인 역사상 최악이고 가장 광신적이고 가장 살인적인 조직이 맞붙는다는 것이다.
양측은 서로를 몰살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목표가 끔찍한 것만 비슷한 것이 아니다.
자국민의 기본적인 복지는 물론 자신의 정치적 생존과 이념적 집착을 끊임없이 우선시해 온 지도자들이 이끌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 ‘가자 전쟁, 기존 중동 전쟁과는 다른 최악의 전쟁’
이 전쟁에는 6일 전쟁, 시나이 반도 전쟁, 10월 전쟁처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이 없다.
프리드먼은 개인적으로 이 전쟁에 ‘최악의 전쟁’이라는 이름을 붙여 왔다고 했다.
이번은 양측에서 최악의 지도자들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최초의 전쟁이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고집하지만 결코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장악하기 위해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고집하지만 그럴 자격도 없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잔혹한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심각한 식량 및 주택 부족 사태가 있을 것을 알았다.
그들은 최대한 많은 유대인을 살해하는 것 외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가자지구 민간인을 보호할 전략도 없었다.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하고 지도부가 가자 지구를 떠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원을 받는 아랍 평화유지군이 가자지구를 운영하도록 하면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이 즉시 끝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거부한다. 휴전 후에도 가자지구를 통제하려고 한다. 가자지구 고통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하는 병들고 비뚤어진 조직이다.
◆ 하마스, 이스라엘 정부 모두 병들어
많은 사람들이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은 현 이스라엘 정부도 얼마나 병들었는지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 같은 사람들은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차단으로 200만 명의 민간인이 죽더라도 정당하고 도덕적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최악의 악당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법치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노력했다.
신베트 보안군과 이스라엘군의 전 수장들처럼 독립적이고 윤리적인 문지기들의 권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네타냐후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공식적으로 합병하고 가능한 한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어떠한 법적 제약도 없이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크코프는 이 점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가 마음속 깊이 평화를 가장 먼저 원하고 요르단강 서안 지구나 가자 지구의 한 조각은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네타냐후는 트럼프와 위트코프를 바보 취급해 왔다.
이스라엘 언론은 트럼프가 네타냐후의 ‘가자 기아 정책’을 어떻게 도왔고 인질들을 고국으로 데려오는데 왜 실패했는지 분석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네타냐후의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 네타냐후, 트럼프와 위트코프 속여
그는 트럼프와 위트코프를 속여 하마스에 더 가혹한 군사 공격을 가하고 가자 시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며, 가자 지구의 작은 구석에 인구를 가두는 것만으로 인질을 석방할 수 있다고 믿게 했다.
결국 모든 것이 틀렸다. 하마스는 패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수 많은 가자 주민들이 배급소에 몰려들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런 사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서 권력을 이양하지 않고도 전쟁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네타냐후와 하마스는 수십 년간 서로의 정치적 생존을 암묵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 참혹한 전쟁이 양측 모두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끝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럴 경우 두 국가 해결책도 물건너가고 영원한 전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