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의 주인공이 공개되었습니다. 2025년 건축상의 주제는 ‘서울성: 다층도시‘였죠. 시간과 기능, 삶의 결이 겹겹이 쌓인 서울의 얼굴을 묻는 데서 출발한 이번 시상은, 다층성을 가장 유연하게 풀어낸 건축에 주목했습니다.
코어해체시스템
건물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중심에 기둥을 세우는 거예요. 그런데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대상작은 이 상식을 과감히 무너뜨렸습니다. 성수동의 노후 건축물을 오피스로 탈바꿈시킨 코어해체시스템은 중앙 코어를 해체하고, 구조의 무게를 외벽으로 밀어낸 후 한쪽 끝만 고정하는 캔틸레버 구조를 택했어요. 그 결과, 빛이 머무는 유연한 실내와 용도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갖춘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이끈 푸하하하프렌즈는도심 속 유휴 건물을 젊고 유연한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건축소로, 이번에도 규칙을 조심스럽게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제안했습니다. 실용성과 미감을 아우른 파격적인 공간은 서울이 지향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강렬히 예고했죠.
푸투라 서울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
이외에도 올해 시상에선 주목할 작품이 유독 많았습니다. 북촌의 경관을 섬세하게 품은 푸투라 서울, 상일동의 자연과 조화롭게 연결된 공동주택 단지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가 나란히 최우수상을 수상했죠.
서울 AI허브 메가 플로어
화연재
COFFEE AUDITORIUM
중동고등학교 원익관
그리드 149
질서와 무질서 사이를 유영하는 서울 AI허브 메가 플로어, 사적인 정원과 목재 마감으로 동양적 정취를 살린 화연재, 벌집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구조의 COFFEE AUDITORIUM, 교사와 학생이 자유로이 다닐 공간을 만든 중동고등학교 원익관은 우수상을 차지했습니다. 45세 이하 건축가에게 주어지는 신진건축상은 그리드 149에 돌아갔고요.
매년 서울시 건축상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 ‘지금 서울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으며, 어떤 도시로 나아가고 싶은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