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측에 휴전 합의 기한을 새롭게 제시했다. 더 짧아진 이번 기한은 28일 기준으로 “10일 혹은 12일 이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진전이 전혀 없다며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러한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50일 이내에 종전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강력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공식 기한을 28일이나 29일쯤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러 제재 및 2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를 통해 새로운 휴전 합의 기한이 “적절한 시기”에 발표되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과 “생명을 구하고 이 끔찍한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100%에 달하는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당 국가의 상품 가격은 크게 뛰어올라 미국 기업들은 다른 거래처를 찾게 될 것이고, 결국 러시아와 해당 국가 모두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3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에게 “거짓말한” 것 같냐는 질문에는 답하기 거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자신과의 일대일 대화에서 말한 내용과 거의 매일 밤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현실 사이 괴리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식하며 “우리는 휴전하기로 했고, 어쩌면 평화를 이룩할 수도 있었다 … 그런데 갑자기 키이우와 다른 지역에 미사일이 날아들고 있다”면서 자신은 협상이 가능하리라 여겼으나, 이제는 “너무 늦은 단계까지 와버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그만하자. (이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겠다. 너무 같은 일이 자주 반복되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다만 자신과 푸틴 대통령은 항상 잘 지내왔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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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더 이상 대화에 관심 없다”고 발언했는데, 주요 러시아 언론 매체는 해당 발언을 재빠르게 보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기한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바 없다. 처음 50일이라는 기한이 발표되었을 때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저 “매우 진지한” 사안이라고 표현하며, 러시아 측은 이를 분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오후 기준 최근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러시아 하원의 안드레이 구룰료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 전선에서도, 모스크바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러시아는 “무기와 원칙, 결의를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시한 단축을 언급했을 당시, 안드레이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실장은 그가 “힘을 통한 분명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칭찬하며 푸틴 대통령은 오직 “힘만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달간 러시아는 여러 도시에 드론과 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동부 전선에서는 여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차례 휴전 협상 자리를 마련해 전쟁 포로 수천 명을 교환했으나, 휴전을 끌어낼 만한 실질적인 진전은 보지 못했다.
3년 반 째 참혹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이 두 국가가 과연 12일 이내 교전을 중단하고 휴전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전환,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대폭 감축,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등 러시아가 제시한 평화의 조건은 우크라이나 및 서방 동맹국들에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
1시간도 채 이어지지 않은 지난주 협상 자리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