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SKT와 LM ‘맞손’…국내 ‘AI 1황’ 자리 넘보나

크래프톤, SKT와 LM ‘맞손’…국내 ‘AI 1황’ 자리 넘보나

 

크래프톤이 SK텔레콤과 손잡고 언어 모델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번 협력을 통해 공개된 모델은 추론 성능을 크게 강화한 수학 및 코드 특화 모델로, 양사는 기술 내재화와 고도화된 학습 기법 확보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AI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공개적으로 언어 모델 개발을 선언하며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크래프톤은 29일, SK텔레콤과 함께 7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추론 특화 언어 모델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수학 문제 풀이와 코드 생성 등 복잡한 추론 작업에 특화돼 있으며,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한 ‘오답 복기 학습 기법’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 기법은 정답과 오답을 비교해 반복 학습하는 방식으로, AIME 25 등 수학 기반 추론 벤치마크에서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입증했다.

AI 학습 인프라는 SK텔레콤이 담당했다. 모델 학습 전반의 안정성과 검증을 책임지는 구조다. 크래프톤은 모델 아키텍처 설계와 학습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했으며, 이번 협업을 통해 게임 중심 AI 기술의 응용 가능성 확대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텔레콤 측은 “소버린 AI 전략 실현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AI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장기적 협력을 강조했고, 크래프톤 역시 “글로벌 수준의 LLM 개발 역량을 입증한 계기”라며 게임 이외의 다양한 산업 분야로 AI 활용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공개된 언어 모델은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와도 궤를 같이 한다. 크래프톤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해, 멀티모달 구조 설계 등 도메인 특화 AI 개발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모빌리티, 반도체, 검색, 평가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기업 및 학계가 함께하고 있으며, 반도체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구현이 목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오른쪽)가 젠슨 황 CEO(왼쪽)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2022년 딥러닝 본부를 신설한 이래, 게임 내 적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AI 기술 연구를 지속해왔다. 1,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바탕으로 음성 합성, 이미지 생성, 소형 언어 모델(SLM), 멀티모달 등 전 영역에 걸친 기술력을 내재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캐릭터 ‘CPC’를 ‘인조이(inZOI)’에 적용했고, 향후 ‘배틀그라운드’ IP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분야로의 확장도 시도 중이다. 크래프톤은 피지컬 AI 전담 조직을 별도로 신설하고, 관련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에서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크래프톤의 연이은 행보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AI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게임업계 전반에서도 AI 기술 도입과 전담 조직 설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통해 패션, 콘텐츠, 더빙 등 버티컬 AI 분야로 기술을 확장 중이며,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기반 개인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과 네오위즈도 각각 AI 연구조직을 운영 중이다. 게임 이용자 기반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고도화와 신사업 확장까지 아우르려는 시도들이 활발하다.

크래프톤과 SK텔레콤의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테스트를 넘어 실제 산업적 응용 가능성과 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AI 산업 지형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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