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전쟁 중 세균무기를 제조하고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를 소재로 한 영화 개봉이 중국에서 급작스럽게 연기됐다. 개봉 후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상영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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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일본 TBS뉴스와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에서 731부대를 다룬 영화 개봉이 미뤄졌다.
이 영화는 청일전쟁 당시 옛 만주와 지금의 중국 동북부에서 세균무기를 제조하고 인체실험을 했던 옛 일본군 ‘731부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는 길림성 출신 감독이 2017년부터 제작을 시작했다.한 인물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통해 ‘731부대’의 만행을 폭로하는 이야기로, ‘731부대’의 이름을 따서 7월 31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해당 영화는 개봉 날짜가 7월 31일로 적혀있었으나 지금은 그 날짜가 지워져 있다고 TBS뉴스는 전했다. 개봉은 미뤄졌지만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는 영화 관심도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개봉 연기에 인터넷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연 예정이었는데 오늘 티켓을 사려고 하니 사라졌다”면서 “1년을 기다렸는데 왜 연기를 했냐”는 게시글을 포함해 현지에선 당혹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TBS뉴스는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올해 ‘항일전쟁 승리 80년’을 맞아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영화 개봉 연기 배경에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고 반일 감정을 부추기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TBS뉴스는 짚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전승절을 1945년 첫 행사 이후 80년을 맞아 성대하게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3일 베이징 천안문 관장에서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을 열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해당해 주요 국가 정상들을 초대하며 규모를 키우려는 분위기이며, 중국은 한국에도 최근 전승절 기념식 참석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