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출신 병사가 부대원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중 부대 생활관에서 몸을던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는 정황이 확인, 군사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MBC 등에 따르면 고양시 육군 모 부대 소속 A 일병(22)이 지난 4월 23일 밤 부대 생활관 2층에서 떨어져 쓰려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은 척추를 크게 다치는 등 낙상 피해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3개월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A 일병의 일기장 내용에서 부대 내 따돌림과 괴롭힘이 반복됐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쓰여진 그의 일기장에는 ‘뭘 할 때마다 눈치주면서 너무 답답했다’, ‘숨쉬기 어려웠다’, ‘늘 악몽을 꾼다’는 글을 적혀 있었다. 또 올해 1월에 작성된 일기장에는 부대원들이 자신을 ‘짱개’, ‘짭코리아’로 불렀다는 내용도 있었다. A일병은 ‘짭코리아’의 뜻을 몰라 다른 동료에게 물어봤다고도 했다.
일기장에는 동료들이 몸이 아픈 자신에게 ‘갖고 있는 약을 주겠다’고 한 뒤 실제로 주지 않거나 훈련 과정이나 부대 생활 중 따돌림을 당했다는 정황도 담겼다.
A 일병은 병원 치료 중에도 자신의 휴대전화에 ‘동료들로부터 고립과 지속적 압박이 쌓이면서 제 마음이 무너졌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A 일병은 탈북한 모친이 중국에서 낳은 제3국 출생 탈북민이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지난해 말 육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일병의 가족들은 부대측의 초기 대응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직후 해당 부대가 작성한 발병 경위서에는 ‘단순 낙상 피해’의 내용만 있었으나 3개월 뒤 ‘부대 생활 간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적응이 더딘 상태였다’는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군사경찰은 A 일병 가족들의 문제 제기로 동료 1명을 입건, 조사 중이며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