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10년 간의 북런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로 이적할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구단은 손흥민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 이적료를 절반 가까이 낮출 준비까지 하고 있으며, LAFC는 단장이 직접 런던으로 향하며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영국 토트넘 전문 매체 ‘스퍼스웹’은 28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이적료를 낮출 준비가 돼 있다”며 “손흥민이 LA FC로 이적하길 원할 경우 기존 요구액 3500만 파운드(약 648억원)에서 약 절반 수준인 1500만~2000만 파운드(약 277억~370억원)로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토트넘이 구단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인 손흥민에게 마지막까지 예우를 다하려는 태도로 해석된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10년간 누구보다 헌신적인 자세로 팀을 위해 뛰었다. 프리미어리그 외국인 선수 중 최장수 중 한 명이자, 팀의 주장으로까지 성장한 그는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클럽에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선사했다. 이는 손흥민 개인에게도 첫 유럽 트로피이기도 하다.
토트넘이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손흥민에게 ‘합리적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특히 LA FC가 속한 MLS는 재정적 측면에서 유럽 상위 리그에 비해 비교적 제한적이다. 샐러리캡 제도, 지정선수 슬롯 등 규제 하에 운영되는 미국 축구 시장에서 손흥민급 슈퍼스타의 영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같은 현실을 이해하고 손흥민의 의사를 최우선에 둔 토트넘의 조치는 단순한 ‘매각 의도’가 아니라 ‘마지막 예우’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관련하여 영국 ‘기브미스포츠’ 역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중동 이적을 원치 않으며 미국행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LA FC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적료를 조정할 방침”이라며 “이는 손흥민이 팀에 헌신해온 지난 세월에 대한 보답이자, 앞으로의 커리어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계약이 1년 남은 선수의 경우, 구단은 마지막까지 이적료 극대화를 노리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손흥민에게만큼은 예외를 두었다. 지난 10년간 단 한 번의 태업이나 불화 없이 매 시즌 팀의 중심에 섰던 손흥민에게 ‘아름다운 작별’을 선물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토트넘 소식지 ‘더 보이 홋스퍼’ 역시 토트넘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손흥민은 그저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구단의 문화와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며 “이런 선수에게 마지막까지 돈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구단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해당 손흥민의 LA FC행 현실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스페인 유력지 ‘아스’의 미국판 ‘아스 USA 라티노’가 27일 “LAFC는 손흥민 영입에 구단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존 토링턴 단장이 손흥민 영입 협상을 위해 직접 런던으로 향했고, 이는 최근 있었던 조르조 키엘리니의 공동 구단주 취임식에 불참한 이유”라고 전하면서 더욱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 역시 최근 “LAFC는 손흥민에게 새로운 프로젝트의 중심이 될 것을 제안했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또한 “LAFC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공식 제안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 ‘가디언’은 “손흥민은 프리시즌 한국 투어가 끝난 이후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팬들에게 있어 오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전이 고별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경기는 토트넘의 의무 출전 계약에 따라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 예정이며, 이후 거취가 확정될 전망이다.
손흥민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토트넘은 이미 후속 조치에 나선 모양이다.
토트넘 커뮤니티 ‘토트넘홋스퍼뉴스’는 27일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탈을 대비해 대체자 후보로 이고르 파이샹(페예노르트), 앤서니 고든(뉴캐슬), 라파엘 레앙(AC밀란)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중 레앙은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놀라게 할 수 있는 대형 영입이 될 수 있지만, 상당한 이적료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손흥민 매각 대금 확보가 전제 조건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의 주장직 역시 위태롭다. ‘스퍼스웹’은 다른 보도에서 “프랭크 감독이 차기 주장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고려 중”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손흥민의 이탈을 염두에 둔 주장 교체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프랭크 감독 체제 하에서 손흥민이 전술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이적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손흥민의 LAFC행 가능성은 더 이상 추측 수준이 아니다.
다수의 신뢰도 높은 매체들이 협상 과정을 보도하고 있으며, 토트넘 역시 전례 없는 배려를 통해 손흥민의 의사를 존중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