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영 칼럼] 추계 대학 축구대회를 지켜보며…

[최인영 칼럼] 추계 대학 축구대회를 지켜보며…

[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 옆 도시인 태백시에서 여름마다 대학교 추계 연맹전이 열린다. 이에 시간이 허락하면 가끔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전하면서 대학교 선수들의 동향도 살펴보며 대학 축구 선수들의 경기력과 전체적인 전술 변화나 특별한 선수도 찾아보곤 했다. 올해에는 모든 경기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이번 대회는 특별히 잘하는 팀도 없었고, 특징 있는 전술을 펼치는 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정말 많이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기술이 뛰어난 선수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전술적인 면도 특징이 없었다. 거의 모든 팀이 수비를 우선으로 하고 실점을 줄이는 방법을 썼다. 수비 이후 공격으로 전환되면 팀마다 특징 없이 빠른 역습보다는 안전한 공격을 선호하는 팀이 많았다.

특히 결승전 두 경기는 더욱 실점 없는 경기를 펼쳐 두 경기 모두 0-0으로 비겨 승부차기로 우승팀이 가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이틀에 한 경기씩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커져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프리킥이나 코너킥 전술 등을 확실하게 구사하는 팀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결승전에서는 우승하고 싶은 마음에 실점하게 되면 어려운 경기가 펼쳐지고 체력 소모가 커서 그랬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시간대별로 조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교 정도 되면 시간대별로 세분해서 상대를 혼란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만 어떤 팀은 처음부터 초지일관 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고 어느 팀은 처음부터 완전히 내려서서 지역적인 수비를 펼쳐 문제가 있었다.

지도자들이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여 세트 플레이나 체력이 떨어졌을 때 펼치는 전술 등 조금씩 변화를 줄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 대학교 축구가 아닐까한다. 선수층도 점점 엷어지는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지도자의 생각이 변화할 때다.

점점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축구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특히 지방에는 어린이가 별로 없고 지도자도 없어 어릴 때부터 축구를 접하기 어렵다. 축구협회나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점점 더 선수층은 엷어질 것이다.

초, 중, 고, 대학교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프로축구와 국가대표에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이기에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방에서 운동 능력이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방 축구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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