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는 한여름 더위를 피해 조용히 걷기 좋은 계곡 트레킹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깊은 산속, 나무와 폭포가 어우러진 계곡 사이로 물소리가 흐르고, 오래된 전설을 품은 두 개의 소(沼)가 기다리고 있다.
장안산군립공원 자락 아래, 장수읍 덕산리에 있는 덕산계곡은 한적한 숲길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숨은 힐링 코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지로도 적합하다.
장안산 품에 안긴 전설의 계곡
덕산계곡은 장안산군립공원 안쪽에 자리한 계곡이다. 장안산의 깊은 숲에서 흘러나오는 계곡물은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고, 길 따라 펼쳐지는 크고 작은 소와 바위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계곡 상류에는 높이 약 110m에 달하는 방화 폭포가 있고, 주변에는 용바위·신선바위·정승 바위 등 이름이 붙은 기암괴석이 20여 개 흩어져 있다. 작은 골짜기들도 함께 어우러져 이 일대가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입구에는 의암사와 논개사당이 자리 잡고 있어 걷기 전 들러보는 것도 좋다.
걷는 재미, 전설 따라 흐른다
이 계곡이 트레킹 코스로 손꼽히는 이유는 뚜렷하다. 첫째, 길이 수월하다. 계단이 거의 없는 편안한 산책로 수준의 오솔길이 이어지고, 왕복 5km 코스를 기준으로 약 2시간이면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트레킹 초보자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둘째, 경관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입구부터 용소까지 걷는 짧은 거리 안에 폭포, 소, 기암, 숲이 이어진다. 그중 아랫용소는 용이 승천을 앞두고 머물던 자리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들이 나무를 베고 소의 물을 퍼내자, 아들 용이 분노해 더 깊은 소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윗용소는 아빠 용의 자리로,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는 말도 있다. 지금도 소를 둘러싼 바위에 용의 형상을 닮은 자국이 있어 전설을 곱씹으며 걷는 재미가 있다.
셋째, 한적하다. 유명 관광지보다 상대적으로 붐비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소리와 짙은 녹음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곧 찾아올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져 또 다른 색의 계곡 풍경을 보여준다.
또한 인근에는 덕산온천과 숲속 책방 등 문화적 요소도 있어, 자연과 쉼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코스로 여행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용 정보와 찾아가는 길
덕산계곡은 상시 개방돼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없다. 주차 공간도 확보돼 있어 차량 이용이 편리하다.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방화동 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 코스도 인기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장수읍에서 덕산리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승용차로는 호남고속도로 전주 IC에서 나와 26번 국도를 따라 전주와 진안을 지나 장계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19번 국도를 타고 교촌교를 지나면 도착한다.
트레킹 코스는 방화동 가족휴가촌 입구 → 아랫용소 → 윗용소 → 방화 폭포 → 원점 회귀를 추천한다. 총거리 약 5km, 시간은 넉넉히 2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길이 완만하고 물가를 따라 걷는 코스이기 때문에 등산화보다는 가벼운 운동화로도 충분하다. 물에 발을 담그며 쉴 수 있는 구간도 있으니 얕은 물놀이도 함께하면 좋다.
덕산계곡 방문 정보 요약 정리
– 개방 시간 및 입장료 : 상시 개방, 입장료 없음
– 찾아가는 방법
1) 대중교통 : 장수읍에서 덕산리행 시내버스 탑승
2) 승용차 : 호남고속도로 전주인터체인지 → 26번 국도 타고 전주·진안을 지나 장계사거리에서 우회전 → 19번 국도 타고 교촌교 진입
– 추천 코스 : 방화동 가족휴가촌 입구 → 아랫용소 → 윗용소 → 방화 폭포 → 원점 회귀
– 거리 및 시간 : 5km,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