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은 리튬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소재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간 공급 과잉으로 급락했던 리튬 가격이 반등하면서 업계는 실적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상승세는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규제 강화로 인한 ‘탈중국’ 소재 수요 확대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리튬염은 전해액 원재료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전 세계 LiPF6(육불화인산리튬) 생산 능력은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상태지만, 중국이 전체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현재 시행 중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앞으로 적용될 OBBBA법 PFE 도입 기조를 피하기 위해 원재료 국산화와 내재화가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엔켐은 합작법인 이디엘과 함께 새만금에 리튬염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중 1만t 규모로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며, 주요 건물은 이미 완성돼 현재 공장동 조립만 남았다. 이후 2028년에 2만t이 추가 증설돼 총 3만t 규모로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중국 합작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LiPF6(육불화인산리튬)의 생산성과 품질 개선 노하우를 확보했다. 또 기술 연수까지 이어오며 핵심 공정을 고도화했고, 국내외 납품 경험을 기반으로 공장 안정화와 시운전 기간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켐 관계자는 “전해액 원재료 중 리튬염 비중이 가장 높다”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설립 초기부터 수직 계열화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을 결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국내에서 쌓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미 현지 생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리튬 가격 변동은 엔켐을 비롯한 이차전지 업계 전반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2년 리튬 가격이 kg당 592위안까지 치솟았을 때 엔켐 매출은 509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5년 5월 말에는 리튬 가격이 kg당 58.9위안까지 떨어져 5년 내 최저치를 경신하며, 고가에 매입한 재고 평가손으로 리튬 관련 업계 실적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지난 22일 기준 리튬 가격은 kg당 69.1위안으로 5월 대비 약 20%가량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전해액을 포함한 리튬 관련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중국산 흑연 음극재 수출 기업 전체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박을 강화하는 조치로, 리튬 및 전해액 기업들이 내재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리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한국거래소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달 들어 10.91% 상승하며 테마형 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이달 들어 27.18% 올라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도 22.2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