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들이 힘겨운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맏형’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은 어깨 부상을 털고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돌아왔으나 종아리, 허리 등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동갑내기 절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LA 다저스)은 타격감이 뚝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동병상련’을 겪는 중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당한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출발이 늦었다. 지난 7월초에야 빅리그에 복귀했다.
2021~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었던 김하성은 지난해 8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어깨를 다쳤고, 결국 같은 해 10월 수술대에 올랐다.
어깨 부상에도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연장하는 대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온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1+1년, 최대 310만 달러(약 439억원)에 계약했다.
이적 이후 꾸준히 재활을 이어온 김하성은 지난 5월27일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를 치르며 빅리그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복귀를 준비할 때부터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트리플A에서 뛰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던 김하성은 6월12일 경기를 치른 후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잠시 휴식을 취했고, 빅리그 복귀 일정도 미뤄졌다.
부상에서 회복해 9일 만인 6월21일부터 다시 트리플A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김하성은 이달 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출전하며 320일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고대하던 복귀전에서 김하성은 종아리에 문제가 생겼다. 7회 좌전 안타를 날린 후 2루를 훔친 김하성은 벤치의 더블스틸 사인에 따라 3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됐는데, 이때 종아리 경련 증세를 느껴 교체됐다.
종아리 상태가 나아진 김하성은 나흘 만인 이달 9일 다시 복귀했으나 또 부상으로 멈춰섰다.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2회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를 하다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김하성은 허리 통증 여파로 23일과 24일 화이트삭스전에 연달아 결장했다.
거듭된 잔부상으로 김하성은 복귀 이후 10경기만 소화했고, 타율 0.226(31타수 7안타 ) 1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9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허리 통증을 느낀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이 다쳐본 적이 없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토로한 뒤 “이번이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후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부진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13일 수비 도중 왼쪽 어깨를 다쳐 빅리그 데뷔 시즌을 조기 마감했던 이정후는 4월까지 30경기에서 타율 0.319(116타수 37안타) 3홈런 18타점 23득점에 OPS 0.901을 작성하며 펄펄 날았다.
그러나 5월 이후 주춤했다. 5월 중순부터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이정후는 5월에 나선 27경기에서 타율이 0.231에 불과했다.
6월에는 25경기에서 타율 0.143(84타수 12안타)에 그치는 등 한층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부진 탈출을 돕기 위해 타순을 조정하고 휴식을 줬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화이트삭스전부터 이달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이달 3일 애리조나전에서는 홈런이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지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해 반등 기대가 있었지만, 후반기 5경기에서 타율 0.190(21타수 4안타)에 머물며 부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회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이정후는 23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4일 경기에는 아예 결장했다.
김혜성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1월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난 5월 빅리그에 콜업된 후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며 기회를 늘렸다.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 좌·우 유형에 따라 좌·우 타자를 기용하는 방식) 적용을 받아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서도 6월까지 37경기에서 타율 0.383(81타수 31안타) 2홈런 12타점 7도루 16득점, OPS 0.968로 활약했다.
그러나 7월 들어서는 17경기 타율 0.191(47타수 9안타)에 그치며 고전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 출전한 6경기에서는 타율이 0.125(16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김하성과 이정후, 김혜성은 25일 경기가 없어 나란히 휴식을 취한다. 김하성은 하루 빨리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