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KBO 역수출 신화 쓴 페디, STL서 DFA…”팀을 곤란한 상황에 빠트렸어, 자신감도 떨어졌다”

‘충격’ KBO 역수출 신화 쓴 페디, STL서 DFA…”팀을 곤란한 상황에 빠트렸어, 자신감도 떨어졌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BO리그 역수출 성공 신화를 쓴 에릭 페디가 큰 위기를 맞이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페디를 양도지명(DFA)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웨이버 기간 페디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페디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자유계약)로 풀린다.

세인트루이스는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마무리한 뒤 결단을 내렸다.

23일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페디는 3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10패째를 떠안았다. 페디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83에서 5.22로 상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23일 경기가 끝난 뒤 페디와 면담을 진행한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페디는 프로답게 (DFA 결정을) 받아들였다. 우린 수차례 페디에게 기회를 줬고, 페디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페디는 2014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2019년부터 조금씩 기회를 받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9경기(선발 27경기) 133⅓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5.47, 27경기 127이닝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마크했다.

페디는 2023년 한국행을 택했다. 그해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30경기에 등판해 180⅓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나타냈으며, 탈삼진 209개를 잡아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20승-200탈삼진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페디는 2023시즌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화이트삭스에서 21경기 121⅔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11의 성적을 남겼고, 시즌 도중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다.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10경기 55⅔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최종 성적 31경기 177⅓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2024시즌을 마쳤다. 또 하나의 KBO 역수출 사례가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은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

페디는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3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승리를 따냈지만, 4월 5경기 26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5월 5경기 29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03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6월 6경기 30⅓이닝 4패 평균자책점 5.93으로 부진했다. 7월에는 3경기 9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00의 성적을 나타냈다.

누구보다도 답답했던 건 선수 본인이었다. 23일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 임한 페디는 “솔직히 말해서 내가 끔찍하다. 팀을 곤란한 상황에 빠트렸고, 자신감도 떨어졌다”며 “프로답게 매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MLB 이적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1년 전만 해도 페디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발투수 중 한 명이었다”며 “빅리그에서 잦은 부상과 부진을 겪었으나 KBO리그에서 MVP를 수상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어 “페디는 화이트삭스와 계약한 뒤 좋은 성적을 냈고,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뒤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며 “세인트루이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기조로 전환하면서 페디를 트레이드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결과적으로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마이클 맥그리비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비는 2021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올 시즌에는 5경기(선발 4경기) 28⅓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중이다. 직전 등판이었던 22일 콜로라도전에서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7이닝)을 소화하면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마몰 감독은 “5일마다 이런 투수를 (선발로) 내세울 수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제는 고정된 로테이션으로 자리잡고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AFP, Imagn Images/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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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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