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관계 논의를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유엔 산하 IAEA 기술 대표단의 이란 방문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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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 중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번 방문은 핵시설 검사가 아닌 ‘협의 방식’에 대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며 핵 시설 방문은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IAEA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모든 당사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IAEA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해 단행한 공습 이후 이란 내 핵시설 점검의 조속한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며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민간 목적임을 주장하고 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우리 원자력기구가 핵 시설의 피해를 평가 중이며, 방사능 위험으로 인해 아직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공식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약 400킬로그램(kg)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의 현황에 대한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가리바바디 차관은 IAEA가 해당 물질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도 이란 원자력기구로부터 신뢰 가능한 보고서를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6월 IAEA가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을 선언한 것에 강하게 반발해 왔으며, 향후 핵 프로그램에 대한 어떠한 협상도 IAEA와의 협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오는 2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대표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와 중국, 러시아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의 남은 당사국으로, 미국은 2018년 일방적으로 합의를 탈퇴한 바 있다. 이 협정에 따라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에 대한 조건으로 이란의 제재를 완화했다.
이란과 미국은 올해 오만의 중재 하에 다섯 차례에 걸쳐 비공식 핵 협상을 진행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제재 해제와 관련, 이란의 투명성 조치를 협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