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미국의 우익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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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 브리지트 여사는 델러웨어 법원에 제출한 218쪽 분량의 소장에서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언스가 두 부부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기이하고 억지스러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배심원 재판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보수 성향 팟캐스터 오언스는 브리지트 여사가 ‘장 미셸 트로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 소장에 따르면 오언스는 마크롱 부부가 혈연관계이며,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인체 실험 또는 이와 유사한 정부의 정신 조작 프로그램의 산물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마크롱 부부는 성명을 통해 “오언스가 우리의 반복된 정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허위 사실을 되풀이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우리는 이 문제를 법정에 회부하는 것이 유일한 남은 방법이란 결론내렸”고 밝혔다.
FT는 마크롱 부부가 미국 명예훼손법상 공인이 ‘실질적 악의’, 즉 정보가 거짓임을 알았거나 진실 여부에 대해 무모하게 무시한 경우에만 승소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입증 기준에 직면했다”며 “현직 정상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인플루언서를 개인적으로 고소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평했다.
마크롱 부부의 변호사이자 명예훼손 전문 로펌 클레어 록의 공동설립자인 토머스 클레어는 FT에 “이번 소송의 핵심은 ‘진실’”이라면서 “오언스는 여러 차례 올바른 선택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조롱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부부가 직접 델라웨어를 방문해 재판에 출석할 의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오언스 측 대변인은 오언스가 본인의 팟캐스트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이는 외국 정부가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