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현역 의원 첫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오후 강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한 달 만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믿어주고 기회를 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현역 의원이 낙마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가 SNS에 글을 올리기 한 시간 전 사퇴 의사를 알렸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당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24일까지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며 사실상 임명 수순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강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며 현역 의원 첫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강 후보자는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초선 시절부터 당 대변인을 맡아 인지도가 높은 데다 지난 20대 대선과 올해 6·3 대선에서 모두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의 신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청문회 통과도 무난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명 이후 ‘보좌진 갑질’ 의혹이 터지며 상황이 반전됐다. 갑질 문제는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문제인 데다가 청문회 과정 거짓 해명 논란까지 겹치며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강 후보자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제도의 사각지대 대책을 세워야 할 여가부 장관으로 적합한지를 두고 자질 논란까지 불거졌다.
상황이 점차 극으로 치닫자 국민의힘을 비롯해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단체들과 소수·진보정당까지 강 후보자의 사퇴 요구에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최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에 강 후보자의 논란이 한몫했다는 분석마저 나오자 강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를 택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강선우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