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재단 주최 ‘아프리카레나(AFRICARENA) 서울 서밋 2025’
“모바일 및 디지털 기술·통신 분야가 가장 큰 성장 기회…K-에코 시스템도 유망”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투자사인 ‘아프리카레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프 비아르노는 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열린 ‘아프리카레나(AFRICARENA) 서울 서밋 2025’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한·아프리카재단(이사장 김영채)과 아프리코 코퍼레이션(대표 진유하) 등이 주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비아르노 CEO는 “새롭고 개선된 인프라에 대한 수요, 특히 물과 전기 수요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많은 이슈가 되고 소비자 지출이 증가하며 도시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기회에 대한 이야기”라며 “우리가 한국 스타트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이런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고 큰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약 3조 달러(약 4천130조원)나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연간 GDP가 500억 달러(약 68조원)가 넘는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나이지리아, 알제리, 에티오피아, 케냐, 모로코 등 15개국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국가 간 경제 규모의 차이가 크지만 많은 저소득 국가가 고속 성장을 하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비아르노 CEO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는 20개국 가운데 니제르, 세네갈, 리비아, 르완다,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베냉 등 12개국이 아프리카에 있다고 소개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경제 발전에 따라 국민의 소비 규모가 커지고 물, 전기 등 인프라 수요가 증가한다.
특히 아프리카 내 주요 도시들은 인구 증가로 인프라 부족을 둘러싼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비아르노 CEO는 2075년에 세계적으로 인구가 많은 상위 20개 거대 도시 가운데 아프리카 도시가 7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집트 카이로, 수단 하르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케냐 나이로비,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나이지리아 라고스,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비아르노 CEO는 80년 후인 2100년 무렵에는 아프리카 13개 도시가 규모에서 미국 뉴욕시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기술 및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모바일 및 디지털 기술·통신 분야에서 가장 큰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벤처캐피털(VC)은 글로벌 총 투자액의 1% 미만에 불과하지만 10년 사이(2014년∼2024년) 77배 성장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프리카에 진출하려는 한국 에코 시스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분야로 기후변화도 언급했다.
비아르노 CEO는 “아프리카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기후 요인”이라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GDP 34%가 기후 변화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스타트업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케냐(8억달러 유치), 이집트(6억4천만달러), 남아공, 나이지리아 등이다.
아프리카 대륙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만 해도 8개에 달한다.
그가 이끄는 아프리카레나는 국내 스타트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는 한·아프리카재단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종길 한·아프리카재단 경영기획실장은 개회사를 통해 “아프리카 사업은 진짜 어렵지만 오랜 시간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가 있을 수 있고 기회가 많다”며 아프리카 사업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병수 비욘드캡처(Beyond Captur) 대표 등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탄소 포집, 버섯 재배, 금융 인프라, 패션 및 화장품 등 다양한 아프리카 진출 과정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