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선 밥 짓는 일조차 시간과의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침 등교 준비로 분주한 집이나, 퇴근 후 허겁지겁 저녁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쌀을 불려둘 여유가 없다. 하지만 이 과정을 생략하면 밥맛이 뚝 떨어진다.
겉은 질기고 속은 덜 익은 밥,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 쌀알, 길어지는 조리 시간. 불리지 않은 쌀로 만든 밥은 결과적으로 식감도 나쁘고, 에너지 소모도 커진다. 장기적으로는 밥솥의 내구성까지 해칠 수 있다. 그렇다고 매번 30분씩 찬물에 쌀을 불리기도 부담이다.
이럴 땐 뜨거운 물을 이용해 빠르게 불리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다.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이고, 밥맛은 오히려 더 좋아지는 간단한 방법이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쌀 불릴 땐 온도 조절이 핵심
찬물로 쌀을 불리려면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쌀 표면이 단단한 전분층으로 둘러싸여 있어, 차가운 물에서는 수분이 천천히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 전분층을 빠르게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온도 조절이다. 물 온도를 50~60도 수준으로 높이면 전분층이 풀리면서 수분 흡수가 빨라진다.
손을 넣었을 때 뜨겁지만 견딜 수 있는 정도면 적당한 온도다. 이 온도에서 쌀을 10~15분 정도만 담가두면, 내부까지 수분이 골고루 스며들어 밥을 지었을 때 윤기가 나고 부드럽다.
냉수 대신 따뜻한 물을 쓰는 것만으로 조리 시간이 줄고, 밥맛은 한층 좋아진다. 바쁜 날 도시락을 준비할 때나 급하게 손님이 왔을 때도 유용하다.
뜨거운 물 하나면 맛도 효율도 해결
뜨거운 물로 짧은 시간 불린 쌀은 수분 흡수가 균일해 밥알이 고르게 익는다. 쌀이 덜 익거나 물렁거리는 현상이 줄고, 씹을수록 고소한 밥이 완성된다.
소화도 더 잘 된다. 아이들이나 소화가 약한 노인에게 특히 적합하다. 조리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에너지 절감 효과도 생긴다.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도 오래 작동할 필요가 없다.
냉동밥을 미리 만들어 두는 가정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잘 불린 쌀로 지은 밥은 해동했을 때도 밥알이 쉽게 뭉개지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충분히 불리지 않은 쌀로 만든 밥은 냉동 시 퍼석해지고 맛이 떨어지기 쉽다.
너무 뜨거운 물은 밥맛 망친다
단,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온도가 높을수록 빠르게 불릴 수 있을 것 같지만, 70도를 넘기면 문제가 생긴다. 쌀 전분이 미리 익기 시작하면서 밥맛이 뭉개지고, 지었을 때 식감이 퍼진다. 쌀을 불릴 때 중요한 건 시간보다 온도다.
전자레인지나 전기주전자에 물을 데운 뒤, 조금 식혀서 사용하는 게 좋다. 60도 이하로만 맞춰주면 밥맛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