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는 독방·무인책방·45km 산행… ‘불편함’이 새로운 트렌드가 된 이유

스마트폰 없는 독방·무인책방·45km 산행… ‘불편함’이 새로운 트렌드가 된 이유

  • 편의점보다 많은 치킨집, 24시간 배달 서비스,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인터넷… 이토록 편리한 세상에서 사람들이 굳이 ‘불편함’을 찾아 나선다

    과연 무엇이 현대인들로 하여금 와이파이 없는 산골 마을로, 1.5평 독방으로, 아무도 없는 무인책방으로 향하게 하는 걸까.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요즘여행’ 두 번째 테마는 바로 이런 역설적 현상에 주목했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오히려 ‘불편한 여행’을 통해 진짜 휴식과 성찰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번에 소개한 ‘불편한 여행’은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새로운 여행 방식이다. 디지털 디톡스,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물쇠부터 직접 따야 하는 5평 책방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가가책방’은 이런 불편한 여행의 대표적 사례다. 간판도 없고 사람도 없다. 심지어 불도 꺼져 있다. 손님이 직접 자물쇠를 따고 들어가야 하는데, 비밀번호는 책방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접 문의해야 알 수 있다.


  •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마치 방탈출 게임을 하듯 스위치를 찾아 조명과 에어컨을 켜는 것도,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메모로 남기는 것도 모두 손님의 몫이다. CCTV도 없는 이곳에서 5,000원의 입장료마저 ‘좋았다면’ 계좌로 입금해달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불편함이 오히려 사람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스마트폰 없는 1.5평 독방에서의 24시간


    강원도 홍천군의 ‘행복공장’에서는 더욱 극단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1.5평 남짓한 독방에 스마트폰이나 TV 등 일체의 전자기기 없이 하루 동안 혼자 머무는 프로그램이다.


  •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어른 둘이 누우면 꽉 찰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화장실, 세면대, 좌식 탁자, 요가 매트, 다기 세트 등 기본적인 시설은 갖춰져 있다. 독방 문은 밖에서 잠그고 식사는 배식구를 통해 제공된다.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트랙터 타고 강 건너야 가는 마을


    경북 안동의 맹개마을은 접근 자체가 모험이다. 트랙터로 강을 건너야만 방문할 수 있는 이곳은 앞으로는 낙동강이, 뒤로는 청량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이 감싼 육지 속 섬 같은 곳이다.


  •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약 20년 전 귀농한 부부가 밀 농사를 지으며 가꾼 이 마을에서는 국내 최초의 밀소주인 ‘안동 진맥소주’를 생산한다. 양조장 투어와 함께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저녁 식사를 체험할 수 있으며, 고요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숙소도 운영한다.

    20시간 걸리는 극한의 산행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의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하루에 종주하는 ‘불수사도북’ 코스는 물리적 한계에 도전하는 불편한 여행의 극단을 보여준다.


  • ▲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총 45km, 누적 상승고도 4,000m에 달하는 이 코스는 20시간 이상이 걸리는 극한의 여정이다.

    이 밖에도 경북 칠곡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에서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불편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라는 단어와 선뜻 연결되지 않아 보이지만, 디지털 디톡스와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뜨는 여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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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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