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동희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도중 3루 덕아웃에서 관중석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윤동희(22)가 머리 쪽을 향한 공에 맞고도 도리어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윤동희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몸에 맞는 공을 한 차례 기록했다.
그는 3-0으로 앞선 7회초 2사 1루서 키움 불펜 김선기의 초구 직구에 맞았다.
윤동희는 공이 자신의 머리 쪽으로 향하자, 왼 어깨를 비틀어 몸을 피했다.
황급히 몸을 틀어 피했기 때문에 머리에는 맞지 않았지만, 공에 맞은 왼 어깨 뒤편에는 충격이 상당했다.
윤동희는 공에 맞은 뒤 잠시 통증을 호소하다 곧바로 털고 일어나 출루했다.
이 과정에선 윤동희가 놀란 롯데 덕아웃의 동료들과 헐레벌떡 뛰쳐나온 트레이닝코치에게 ‘괜찮다’며 손짓하는 장면의 눈에 띄었다.
다행히 머리 쪽을 향한 공을 피했고, 투수의 고의성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김선기는 윤동희에 앞서 상대한 고승민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기도 했다.
윤동희는 자신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취한 김선기에게도 웃으며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사실 허벅지 근육 부상에서 복귀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던 윤동희였기 때문에 롯데 벤치로선 가슴 철렁한 장면이기도 했다.
부상을 피한 그는 9회말 수비까지도 모두 소화한 뒤, 동료들과 이날 롯데의 4-1 승리를 함께 축하하기도 했다.
롯데 윤동희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 7회초 김선기의 공에 왼 어깨 뒤편을 맞은 뒤 3루 덕아웃의 동료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출처|티빙·MBC SPORTS+ 중계화면 캡처
롯데는 전반기 내내 헤드샷 악몽에 시달린 팀이다.
지난 4월 29일 고척 키움전에선 한창 타격감이 좋던 전민재가 헤드샷으로 인해 3주 가까이 쉬어야만 했다.
여파도 작지 않다.
전민재는 이후 타격 부진에 시달리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헤드샷에 맞은 뒤로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게 이전만큼 좋진 않다”고 짚기도 했다.
전민재뿐만 아니라 이호준, 장두성 등이 헤드샷으로 인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롯데는 몸에 맞는 공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고,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는 최원태, 양창섭의 위협적인 공에 주장 전준우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악몽을 떨쳐낸 지 얼마 안 된 롯데에 또 다시 민감해질 상황이 일어날 법도 했지만, 이를 윤동희가 웃는 얼굴로 잘 대처했다.
부상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롯데는 이날 키움을 제압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49승3무42패를 마크하며 3위를 굳건히 했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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