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지 3년 새 자산운용사들의 먹거리인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상위 5개사가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수익률은 퇴직연금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매력이 부각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 TDF 설정액은 12조2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0조513억원에서 22.38% 증가했다. TDF 출시 첫해인 2016년 말 설정액은 663억원이었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설계된 생애 주기형 펀드다. TDF 상품명에 붙은 네 자릿수가 예상 은퇴 시점(빈티지)을 뜻한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이 줄고 안전자산 비중이 늘어나는데, 이는 투자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정된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된 후 더욱 자금이 몰렸다. 연평균 수익률이 2%대에 그치는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반면 TDF는 이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TDF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에 제한 받지 않는다. 퇴직연금은 위험자산을 최대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지만 TDF는 이 같은 한도 제한이 없다. 목표 시점이 먼 상품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추구할 수 있다.
TDF 시장이 성장을 이어가면서 점유율 상위권 자산운용사들의 경쟁 구도도 이어지고 있다. 운용사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2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3%로 가장 높다. 이어 삼성자산운용(16%), KB자산운용(15%), 한국투자신탁운용(12%), 신한자산운용(9%) 순이다.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이 85%에 이른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인 만큼 3년 수익률을 보면 빈티지별 평균 누적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자산운용으로 41.17%다. 삼성자산운용 40.17%, KB자산운용 39.46%, 키움투자자산운용 39.33%, NH아문디자산운용 39.29% 순이다.
빈티지별로는 2030, 2035, 2040은 NH아문디자산운용이 각각 34.73%, 39.14%, 43.04%로 가장 높다. 2045는 KB자산운용이 42.78%, 2050은 삼성자산운용 47.88%, 2055는 KB자산운용 49.45%를 기록했다. 현재 출시된 상품 중 목표시점이 가장 긴 2060은 한화자산운용의 상품이 52.32%로 높다.
전문가는 샤프지수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샤프지수는 위험 대비 초과수익률을 계산해 얻은 값이다. 펀드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샤프지수가 높을수록 펀드의 변동성이 낮다. TDF 샤프지수가 0.6 이상이면 안정적인 상품으로 분류한다. 위험 부담을 10만큼 했는데 수익값이 6이면 샤프지수는 0.6이 된다.
샤프지수로 보면 3년 평균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자산운용으로 0.97을 기록했다. 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 0.91, 한화자산운용 0.91, 신영자산운용 0.85, IBK자산운용 0.84 순이다. 샤프지수 상위 11개사 모두 0.6을 넘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샤프지수가 높다면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이 따라오는 것”이라며 “같은 수익률이면 위험이 적은 상품, 비용을 고려해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