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소폭 반등하며 1억6200만원대를 회복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12만달러도 탈환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현물 환매 승인을 긍정적으로 조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38% 상승한 1억6253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43% 오른 1억6238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2.08% 뛴 12만6달러를 나타냈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은 500만원 초반대로 밀려났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87% 오른 508만원을, 업비트에서는 0.99% 떨어진 507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0.38% 빠진 3748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마이너스인 ‘역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기록했다. 역김치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싼 경우를 일컫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84%다.
시장은 이날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현물 환매 승인 신호에 주목했다.
현물 환매는 ETF 투자자가 환매시 현금이 아닌 실제 보유한 가상자산(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을 현물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인 현금 환매 구조에서는 ETF 운용사가 가상자산을 매도해 현금으로 돌려줬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 명백한 호재다.
우선 가상자산 현물을 그대로 전송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금 환매 구조에서는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도세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또 ETF 운용 효율이 높아져 큰손인 기관 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이날 X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내부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ETF 현물 환매 승인에 대한 긍정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현재 세부 조율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에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했음에도 여전히 개인 투자자 관심이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추가 랠리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 유입에 달렸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날 크립토퀀트를 인용해 “바이낸스 순 시장가 거래량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 근처에 머물고 있음에도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약세 심리가 우세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투자자 투심을 보여주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도 이달 들어 별다른 변동이 없었고, 한국 프리미엄 지수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이는 미국과 한국 투자자의 지속적인 매도 압력과 관망세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트코인이 11만~11만5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매체는 “해당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상방 돌파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11만2000~11만5200달러 구간에서 충분한 유동성이 유입될 경우 다음 상승세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4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2·탐욕)보다 올라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