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서 발견됐어요…” 갑자기 김포 한복판에 날아든 ‘멸종위기종’

“우리 동네서 발견됐어요…” 갑자기 김포 한복판에 날아든 ‘멸종위기종’

그린칙코뉴어 사진. / 위키푸디

지난 경기도 김포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이 도심 한복판에서 구조됐다. 발견된 새는 중형 앵무새 ‘그린칙코뉴어(Green-cheeked Conure)’로,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2에 등재된 보호 대상이다.

김포시 축산과 동물 위생팀은 시민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확인 결과, 평소 도심에서 보기 힘든 앵무새 한 마리가 인근 나무에 앉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새가 외래종이자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했고, 포획한 뒤 국립생태원으로 이송했다.

김포시가 멸종위기종을 구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유기 동물 구조에 집중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야생 생물 보호 체계까지 확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교성이 좋아 반려조로 인기가 많은 ‘그린칙코뉴어’

그린칙코뉴어 사진. / 위키푸디

그린칙코뉴어는 남아메리카가 주 서식지다. 브라질 남서부, 볼리비아 북부, 파라과이 서부,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걸친 열대림과 수풀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날렵한 비행 능력을 갖췄고, 나뭇가지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며 씨앗, 과일, 꽃, 잎 등을 먹는다. 물을 자주 마시며 강가 주변에서도 자주 활동한다.

이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특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안녕하세요”, “놀자” 같은 말을 따라 하는 영상이 유튜브에도 다수 올라와 있다. 조용하고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실내에서도 키우기 쉬워 한때 반려조로 인기를 끌었다. SNS에서는 사육 방법이나 훈련 노하우를 공유하는 글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인기와 사육 열풍은 자연 개체군에는 큰 위협이 됐다.

불법 거래·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종 지정

파괴된 열대 우림 사진. / Dr Morley Read-shutterstock.com

그린칙코뉴어는 본래 개체 수가 풍부한 종이었다. 그러나 반려조 수요가 늘어나자, 밀렵이 시작됐다. 일부는 무리째 포획돼 해외로 밀수됐고, 불법 거래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연 개체군이 빠르게 줄었다.

서식지도 점차 사라졌다. 농경지 확대와 도시화로 열대림과 수풀이 파괴되며 번식지와 먹이 공급지가 감소했다. 기후 변화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는 회복되지 못했고, 멸종위기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

현재, 이 앵무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됐고, CITES 부속서 2에도 등재돼 있다. 이는 국제 거래가 제한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 고시에 따라 2급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으며, 허가 없이 거래하거나 사육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다. 포획 역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발견하더라도 직접 만지면 불법… 신고 절차 따로 있다

그린칙코뉴어가 벤치 위에 있는 사진. / 위키푸디

멸종위기종을 발견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건 직접 만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앵무새처럼 작고 익숙한 동물일수록 무심코 손을 대기 쉽지만, 이는 관련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다친 새나 야생동물을 발견했다면 해당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는 것이 우선이다. 센터는 제보자의 설명을 듣고, 사진이나 영상 자료를 요청해 구조가 필요한지 판단한다.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직접 출동하거나, 가까운 구청에 협조를 요청해 동물을 생태기관으로 이송한다.

발견한 동물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의심된다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에 접속해 온라인 제보가 가능하다. 포털 메인 화면에서 ‘소통·참여’ → ‘발견 제보’ 항목을 클릭해, 발견 시간과 장소, 개체 상태 등을 입력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단 하나다. 발견했다 해도, 직접 잡거나 데려오면 안 된다. 채취, 보관, 훼손 모두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단순히 만지는 것도 위법이 될 수 있다. 구조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맡기고, 제보자는 위치 기록과 주변 환경을 살피는 것으로 충분하다.

Author: NEWSPIC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