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기 살해 父, 선천성 땡큐 결핍증” 박선영, 욕먹을 각오로 쓴 글

“아들 총기 살해 父, 선천성 땡큐 결핍증” 박선영, 욕먹을 각오로 쓴 글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박선영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아버지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사건을 두고 “선천적 땡큐 결핍증”이라고 했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지난 22일 오후 SNS에 “며칠을 망설이다 욕먹을 각오로 쓴다. 내 마음 편하자고, 내 성격 그대로 아주 솔직하게”라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에서 일어난 60대 남성의 아들 총기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댕큐(땡큐)결핍증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신처럼 굳어졌다”고 했다.

이어 “그 아비는 평생을 무직으로 살았단다. 아비의 아내인 아들의 엄마는 미용 관련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을 했고, 그 덕분에 이혼한 지 20년이 더 되는 지금도 그 아비는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산단다”라며 “아비는 상당 기간 아내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시달려왔으리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유달리 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조성돼온 Face Culture(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는 아내가 남편보다 잘나 보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 지상주의, Face Culture가 초래한 범죄”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 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며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마약과 함께 사제 폭발물, 사제 총기는 점점 더 우리 사회를 어지럽힐 것”이라고 했다.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남성 조모(62) 씨는 전날 구속됐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가정불화가 있었다”고 할 뿐,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라”며 구체적인 진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족은 한 언론사를 통해 “피의자를 위해 피해자가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피의자가 ‘이혼에 의한 가정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은 “피의자는 (자신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 피해자를 향해 총 2발을 발사한 뒤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 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피의자는 총기를 재정비하면서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고 추격했다”며 “며느리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 있는 방문을 잠그자 여러 차례 문을 열려고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피의자의 범행에 동기가 있었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 입장을 표명하게 됐다”며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해서는 유족의 2차 피해가 우려돼 반대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범행 동기 파악에 나섰다.

아울러 조 씨가 서울 도봉구 집에 설치했던 폭발물에 대해서도 실제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보고 정밀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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