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사건에 대해 박선영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위원회) 위원장이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땡큐결핍증 환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을 망설이다 욕 먹을 각오로 내 성격 그대로 아주 솔직하게 쓴다”며 이같이 적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은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발단을 “평생을 무직으로 산 아비의 피해의식”으로 봤다.
그는 “요즘 세상에 시아버지 생일상을 집에서 차려주는 며느리가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며 “미용사업으로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사는 아비는 상당기간 열등감과 자격지심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 위원장은 “유달리 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조성돼 온 ‘face culutre’(체면 문화)는 아내가 남편보다 잘나 보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사건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지상주의가 초래한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책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은 고마워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며 “자기들은 의무이행도 안하면서 더 잘 해주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부족하다고 계속 더 요구한다. 그러다 어느 날 모두 다 산산이 부서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하고 서울 자택에 인화성 물질과 발화 타이머를 설치한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며느리와 손주가 보는 앞에서 아들에게 사제 총기를 발사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법학자 출신으로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